그리스, 정교회 국가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인구 80% 보수인데 왜?

[초점] 시간:2024-03-19 16:39:15 출처:화이트베일뉴스 작성자:초점 클릭하다:50次

그리스, 정교회 국가 최초로

15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동성 시민 결혼 허용을 승인하는 법안이 표결에 부쳐진 후 성소수자 커뮤니티 회원들과 지지자들이 그리스 의회 앞에서 축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구의 80∼90%가 보수 성향의 그리스 정교회 신자인 그리스가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정교회 국가 중 최초다.

15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의회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의 중도 우파 정부가 마련한 동성 결혼 합법화 법안을 찬성 176표, 반대 76표로 통과시켰다. 2명은 기권했고, 46명은 출석하지 않았다.

집권당 신민주주의당(ND) 소속 의원 수십 명이 반대했으나 야권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등 4개 좌파 정당이 찬성하면서 의결 정족수인 재적의원 300명의 과반수를 채웠다.

이 법은 동성 결혼 부부의 입양도 인정했다. 다만 동성 부부가 대리모를 통해 부모가 되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결정으로 그리스는 정교회 국가로는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허용한 나라가 됐다. 전 세계적으로는 37번째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표결 후 “이것은 인권의 이정표이며, 유럽의 가치에 열정적으로 헌신하는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국가인 오늘날의 그리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의회 밖에 모여있던 법안 지지자들은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큰 소리로 환호하며 포옹했다. 앞서 법안 반대자들은 기도서와 종교적 상징물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15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신타그마 광장 중앙에서 한 시위대가 성상을 들고 동성 결혼 반대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총리의 이미지 변신, 동성애자 야당 대표도 영향
소규모 극우 정당 세 곳과 스탈린주의에 뿌리를 둔 공산당은 이틀 간의 토론이 시작될 때부터 법안을 거부했다. 여당에서도 안토니스 사마라스 전 총리는 의회에서 “동성 결혼은 인권이 아니며 우리에게 주어진 국제적 의무도 아니다. 아이들은 남녀 부모를 가질 권리가 있다”며 반대했다.

최근 여론 조사에선 동성 결혼 허용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찬성보다 많았다. 그러나 AP 통신은 “이 문제는 높은 생활비에 대해 더 걱정하는 나라에서 깊은 분열을 일으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미초타키스 총리가 보수적인 지도자라는 그간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금기에 도전했다고 분석했다. 또 야당인 시리자 대표 스테파노스 카셀라키스는 그리스 역사상 최초의 동성애자 정당 대표로, 대리모를 통해 자녀를 갖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15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그리스 의회에서 결혼 평등 법안에 대한 토론이 끝난 후 키리아코스 미토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운데)가 정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밤 늦게 동성 커플의 시민 결혼을 허용하는 법안이 거수 투표로 표결에 부쳐진 가운데 투표에 참여한 총 254명의 의원 중 176명이 찬성, 76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2명이 기권했다. EPA=연합뉴스

AP 통신은 “동성 결혼법은 지난해 중도층 표를 대거 확보하며 재선에 성공한 미초타키스 정부에 정치적인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높은 생산 비용에 분노한 농민들의 지속적인 시위와 (이달 말 의회가 승인할 예정인) 대학 교육에 대한 국가 독점 폐지에 대한 많은 학생들의 격렬한 반대가 더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성 결혼 인정은 그리스의 인권 운동가들이 수십 년 동안 투쟁한 결과로도 해석된다. 2008년 그리스의 동성 커플은 법을 위반하고 틸로스의 섬에서 결혼식을 올렸으나 대법원이 이후 무효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변화가 감지돼 2015년부터 동성 커플에게 일정 부분 권리를 주는 동성 시민 파트너십이 허용됐다.

한편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국가는 16개 국이 됐다. 16개국은 동성 커플도 아동을 직접 입양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책임편집: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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